단통법 폐지 흐름과 미래전망

요즘 핸드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시끌벅적한 여론은 ‘단통법‘입니다. 2014년에 처음 시행되어서 이제 10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대학에 다닐 때 이 법이 큰 화제가 되었던 때가 있어서 아마도 젊은 MZ세대는 단통법이 무엇인지 잘 모를 수도 있겠습니다. 단통법이 10년 만에 폐지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있어서 오늘은 흐름과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단통법 흐름 이해하기

먼저, 단통법의 정확한 명칭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며, 줄여서 ‘단통법‘이라 부릅니다. 이 법은 2014년 10월 1일부터 시행되었는데, 법이라고 하면 어려워 보이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간단히 말하면 ‘보조금 지급에 제한을 두겠다‘는 것입니다.

자유시장 경제에서 왜 보조금을 통제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겠지만, 주요 취지는 정부에서 정한 범위를 넘어가는 보조금이나 현금을 이용한 이벤트 등을 통제하려는 것입니다. 규정을 어긴다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법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핸드폰을 살 때 자급제로 살 수 있거나 출고가로 오픈마켓 등에서 할인을 받아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단통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상황이 많이 달랐습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때만 하더라도 핸드폰을 구매하려면 반드시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가서 고가의 요금제를 6개월 동안 사용해야 했습니다.

그런 대신 통신사에서 보조금을 주어 몇 십만 원대의 스마트폰을 몇 만 원에 구매할 수 있었거나, 보조금이 많을 때는 핸드폰 가격을 초과하는 돈을 돌려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혜택 때문에 소비자들은 대리점에서 새벽부터 줄서는 광경이 흔했습니다.

단통법 폐지 전 줄서는 사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삼성 갤럭시 S3의 가격 대폭하락 사건입니다. 단통법이 시행되기 직전에 이동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할부 원금을 낮추고 자비를 돌려주는 등의 전략을 사용하여 갤럭시 S3가 대거 판매되었습니다. 그때는 이통 3사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핸드폰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했습니다.

단통법이 발의될 당시에는 국회 참석자들 중 반대 의견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찬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초기에는 여러 조치들이 있었지만 이 법은 빠르게 적용되어 국내 핸드폰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단통법이 악법으로 여겨졌을까요?

미래부에서 밝힌 주요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이용자들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 및 통신 과소비를 줄이는 것, 두 번째는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을 줄이고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목적 자체는 꽤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들이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정보의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합리적인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단통법으로 최대 보조금을 제한하여 소비자들이 핸드폰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단통법이 처음 적용됐을 때 최고 보조금 상한제는 약 30만원 정도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핸드폰 가격이 점점 상승해서, 소비자들은 보조금을 받더라도 전체적으로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목적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온 셈이죠.

그리고 이러한 제도로 인해 시장 경제가 역행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통신 과소비를 줄이려는 취지에서 모든 제조사가 똑같이 비싸게 팔게 되어 불법 보조금이라는 개념이 생겨났습니다. 즉, 소비자들이 불법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얻기 위해 약속을 어기고 거래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단통법은 악법으로 여겨지게 된것입니다.

2014년 10월 기준으로, 당시 최신폰인 갤럭시 S5는 성지에서 19만원에 판매되었습니다. 하지만,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보조금 상한제가 적용되어 소비자는 갤럭시 S5를 대략 59만원에 구입해야 했습니다. 이는 본래 목적인 통신 과소비를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킨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정보의 불균형을 줄이고 과소비를 막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단통법이 보조금 상한제와 함께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습니다.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핸드폰 가격은 높아졌고, 모든 제조사가 비슷한 가격에 팔게 되면서 시장 경제가 역행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모든 제조사가 고가의 가격에 핸드폰을 판매하게 되자, 소비자들은 불법 보조금을 통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불법 보조금“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단통법은 소비자들에게 불편함과 혼란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단통법 호갱

시장 영향

우선, 제품의 가격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기업들은 보조금 상한제로 인해 단말기의 가격을 더 이상 낮출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보조금 상한제가 있어서 가격 경쟁을 피하고자 했던 기업들은 이제 더 이상 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조금을 많이 주는 이유가 사라져서 사용자들은 번호 이동을 통한 혜택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되고 경쟁이 줄어들어 번호 이동을 통한 사용자가 감소하면서 마케팅 비용도 줄어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2.3사의 영업이익은 증가하였고 기업들이 최종적인 목표인 최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단통법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통법 해지로 인한 번호 이동 하락

호갱된 소비자들?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할인 혜택 카드나 특별 혜택을 강조하는 대리점들은 사용자들에게 실제로는 유리하지 않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호에 가담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단통법 도입 이후에는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기 위해 특정 조건을 따라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혼란이 생겼습니다.

결국에는 법이 처음 시행될 때의 목적과는 거리가 먼 현실이 구축되어가고 있고 소비자를 보호하고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현재로서는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남게 된 것이죠.

이득을 본 아이폰?

한편으로는, 애플은 이러한 상황에서 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단통법 이전부터 자급제폰을 판매해왔고,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많았던 시기에도 아이폰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도입 이후에는 다양한 보조금 구분이 사라지면서 아이폰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그 당시 다른 제조사들이 가성비로 경쟁하던 시절에는 없던 현상으로, 애플은 디자인과 성능에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던 부분들을 보조금을 통해 메꿔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성비로 인한 경쟁이 줄면서 다양한 브랜드들은 판매량 감소에 직면하게 되었고, 일부 브랜드(팬틱)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단통법은 거의 흑역사로 남아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2023년 1월 23일에 법을 대폭 손질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많은 이들에게 기대감과 함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통법 폐지는 무조건 좋은가?

과거에는 적어도 이동통신 3사가 경쟁을 활발히 벌여서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경쟁이 둔화되어 이동통신 3사 간의 차별화된 혜택이 크게 남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에 법을 폐지하여 다시 이 통신 3사 간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가 나오며 담합적인 요소가 조금이라도 제거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와 달리 현재 단통법이 시행된 지 이미 10년이 넘었고, 이 기간 동안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상당한 변화와 변동이 있었습니다. 중소기업은 이미 시장에서 밀려나고 없어지는 등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과 애플과 같은 대기업이 거의 독점 상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제는 경쟁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단통법이 폐지된다면, 새로운 경쟁과 단말기 가격 경쟁이 다시 일어날지는 의문입니다. 이미 중소기업은 사라진 상태이며, 대기업이 남은 상황에서는 다양한 제품이나 가격 경쟁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결국, 단통법 폐지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질지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의 특성과 향후 경쟁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단통법이 폐지될지 개정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단말기를 판매하는 기업들은 호갱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지원을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정보 불균형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과 일부 대리점에서 사용하는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할인 및 할부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이 대다수입니다.

소비자들에게 용어를 단순화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혜택과 정책을 제공함과 동시에 점점 더 상승하는 단말기 가격에 부담을 줄이면서 적절한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는 경쟁의 장을 열어주기를 바라며 포스팅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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